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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
돌~  2010-05-04 22:38:02, 조회 : 6,611

낙동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

한해가 끝나는 마지막 주말, 새벽 추위에 단단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4대강 사업을 벌이는 낙동강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정부에서는 강을 살리기 위해 4대강사업을 한다고 하고, 반대편에서는 강을 죽이는 짓이라고 한다. 강의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싶어서이다. 상주에서 예천을 거쳐, 안동에 이르는 강줄기를 따라 걸으면서 새로운 느낌이 시작된다.

처음 다다른 곳은 낙동강에 놓여있는 다리 중에서 가장 낮은 다리라고 하는 강창교이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거대한 교각위로 펼쳐진 대교를 보아왔는데, 이 다리는 강물 바로위로 낮게 놓여 있다. 강물을 발아래에서 볼 수 있고, 시냇물을 건너다니던 다리 같아 정겹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곳부터 강을 파헤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강창교나루터 표지석을 옮겨놓고, 급조한 공사현장사무실이 널따랗게 자리하고 있다.

4대강사업을 하면서 강물 속에 높은 둑을 쌓아 ‘보’를 설치하게 된다. 이런 보를 곳곳에 설치하게 되면 흘러야할 강물은 흐르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강은 죽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곳 상주에도 높이 11m  길이 335m의 보를 설치하는데, 이는 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댐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은 보를 만들 자리에 쇠말뚝을 박고 있다.  

강바닥 군데군데 붉은 깃발이 꼽혀 있는데, 깃발 안쪽은 6미터 깊이로 강바닥을 파서 강의 수심을 깊게 한다고 한다. 지금은 강의 흙을 파서 강둑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장에는 건설장비와 함께, 트럭의 출입을 관리하는 안전요원, 건설장비를 운전하는 사람, 건설장비의 작업을 보조해주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인다. 4대강사업을 하면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니,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들어간다는 공사판치고는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의 수는 너무 적게 보인다.

보가 설치되면 강물의 수위는 주변의 농지보다 훨씬 높아져, 널따란 논에는 물이 차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습지가 될것이라 한다. 도시 저지대에서도 물이차면 배수펌프가 잘 되지 않아 수해를 당하고 있는데, 이 넓은 땅의 많은 물을 어떻게 다 퍼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개 끼는 날도 많아져 기후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5%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데, 이렇게 농지가 사라지게 되면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 이런대도 공사가 끝나면 강은 살아나고, 보주위에는 골프장 승마장 숙박시설 생태공원이 만들어지면서, 녹색세상이 이루진다고 한다.

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산에 오르는데, 강변에만 만드는 줄 알았던 자전거길이 산 등줄기를 훼손해 가면서 콘크리트를 깔아 산속까지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전거도로에 자전거가 굴러가는 모습을 과연 볼 수 있을까?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강은 아름답기만 하다. 강가에는 곱다란 모래와, 풀 나무들이 우거져있어 자연스럽게 동식물의 서식처가 되어있다. 깎아지른 절벽과 어우러져 굽이치는 강줄기는 그 아름다움에 취해 눈을 뗄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기에, 드라마 ‘상도’를 비롯하여 촬영지들이 들어서 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파헤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물길을 돌려놓고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어, 우리가 건너온 강창교 아래에는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태백의 황지에서 흘러온 예성천과, 문경의 금천, 영주의 내성천이 예천의 삼강에서 만나고, 삼강부터 낙동강700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삼강나루터에는 나들이객, 보부상, 시인 등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숙식을 제공해주던 삼강주막이 있다. ‘강에 둑을 쌓기 전에는 집에서 강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둑을 쌓고 부터는 강은 보이지 않고 강둑만 보인다.’ 라고 동네 어른은 하소연하신다. 둑이 강과 마을, 강과 사람들을 갈라놓은 것이다.  

회룡포에서 굽이치는 낙동강 물줄기는 마치 비상하려는 용의 모습 같아 보이고, 하회마을에서는 강물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휘감고 돌아가고 있다. 강줄기를 따라 자리 잡은 마을을 바라다보면 한 폭의 수채화의 모습 그대로다. 풍광이 뛰어난 곳이기에 예로부터 안동 양반들이 하회마을에 터 잡고 살아왔고,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모양이다. 이곳에도 마을을 망칠 수 있는 보를 설치하겠다고 했단다. 무식의 극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회룡포에는 예전에 개울을 건널 때 놓았던 섶다리 같은 ‘뽕뽕다리’가 놓여있고, 부용대 아래 하회마을 어귀에는 마을로 건네주는 쪽배가 띄워져있다. 얕은 강위에 얼기설기해서 놓아 출렁이는 뽕뽕다리를 건너보고, 삿대를 저어 움직이는 쪽배도 타 보았다. 도시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골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따뜻한 심성을 자극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회마을을 지나 병산서원에 이르는 고즈넉한 산길을 지나면, 물 풀 나무 물고기들이 함께 어우러진 병산습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갈대밭을 걸어보고, 모래를 밟으면서, 납작한 돌을 주어 물수제비도 만들어 본다. 사람들의 시끄러움에 얼음 밑에서 잠자고 있던 물고기는 깨어 도망간다. 멀리 강물위에서 청둥오리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이 둥둥 떠다니며 유유히 물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유를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안동댐을 보았다. 이제껏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보아온 강이 이곳 댐에 갇힌 물처럼, 흐르지 못하고 갇히게 되어 강이 죽어 가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다. ‘낙동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 우리들 몸에 붙이고 다니던 몸자보 글귀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 합니까?’ 강과 함께하고자 강가 허름한 집을 얻어, 강과 함께 살아가는 지율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그간 강을 멀리했고 너무 몰랐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을 왜 파헤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사람들과 함께 와서 다시 보아야겠다.’ 함께 걸었던 사람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렇다. 강이 깨어나 살아 숨쉬기 시작하는 봄날에 다시 오리라~

돌아오는 길에 중부지방에 눈이 온다고 하더니, 2시간 50분 걸리는 버스가 꼬박 6시간이 넘게 걸려 서울에 도착했다. 겨울이면 오는 눈을 어쩌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흐르는 강을 파헤쳐 자연을 거스르려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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