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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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2 01:42:20, 조회 : 5,719 |

세상이 참으로 빠르고 무섭게 돌아갑니다. 100여일이 넘는 구제역 파동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농촌을 휩쓸었습니다. 지금까지 소 15만, 돼지 331만여 마리, 닭과 오리 624만여 마리, 총 천만 마리에 가까운 축생이 땅에 묻혔습니다.
이들에 대한 비인도적 사육과 살처분에 대한 반성도 채 끝나기 전에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지진과 쓰나미, 방사능 피해를 보며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자연이 힘없는 인간을 생매장하고 살처분하는 끔찍한 현장으로 다가왔습니다. 인간은 끝없는 이기심을 자랑했지만, 자연 앞에서 나약한 모습뿐입니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국가는 무능했고, 절대권력에 빌붙은 기독교는 한심한 설교나 읊조리며 시건방을 떨었습니다. 뉴스 보기가 무서운 요즈음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문명을 함께 일구었던 형제 가축들이 일방적인 소비식료품으로 전락했습니다. 인간 식탐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축들은 생명이 사육, 조작되고 난도질당했습니다. 결국 인간은 질병예방과 자유로운 고기수출 재개를 핑계로 산 생명들을 땅 속에 대량으로 생매장하는 몰염치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저는 처음에 구제역과 가축들의 대량 살처분이 인간에게 미치는 식생활 변화와 질병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명 가치와 피조세계 질서를 무너뜨리고 유린한 우리 죄악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우리 스스로 허문 피조세계의 조화와 유대관계, 그리고 뻔뻔함으로 쌓아 올린 반생명의 바벨탑이 인간을 향한 심판의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느낍니다.
늦었지만 이 위기와 슬픔을 먼저 깨달은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함께 모여 회개의 예배를 드리고자 합니다. 생태피라밋 꼭대기에서 포식자의 거만함을 피우는 인간의 교만함을 회개하고자 합니다. 뭇 생명들을 돌보고 섬기지 못한 그리스도인의 무감각과 나태함을 반성하고자 합니다.
■ 일시 : 2011년 3월 26일 토요일, 늦은 1시 - 2시 30분 ■ 장소 : 여주 흥천군 상백리 79번지 (남한강 지류 복하천 모래사장) ■ 주최 : 향린공동체, 고기교회, 여주환경운동연합


구제역 아픔이 우리 가슴에 새겨준 소중한 생명가치를 나누고 실천하는 참회와 다짐 예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만물이 희생과 섬김의 창조질서를 통해 평화와 공존의 관계를 유지하고, 안식공동체를 이루어 가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뜻이 오늘 이 땅위에 이루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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